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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이야기하는 라면, 一風堂의 極新味(키와미신아지)

먼저 읽어 보면 좋은 글 :)

까날님의 [오사카] 진화하는 돈코츠라멘 잇푸도(一風堂) 난바점.
제가 쓴 치바 근처에서 라면을 먹는다면 博多一風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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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번 맛집(?) 글을 쓰고 나면 그 뒤로는 언급을 안 하는 편입니다만 이번에는 그런 금기(?)를 깨고 잇푸도에서 먹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한국에 들어올거라고 미리 짐을 다 싸고 호텔 생활을 하던 춥고(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어서) 배고픈(점심 먹은지 5시간이 지나서) 어느날이었습니다. 이래선 굶어서 얼어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뭘 먹을까 고민하다 지난 번에 갔을 때 만족했던 라면을 또 다시 먹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치바로 내려 갔습니다.

가게에 들어선 때가 8시쯤이었는데 카운터쪽 자리가 비어 있어서 바로 안내를 받고 앉았습니다. 지난 번엔 赤丸新味(아카마루신아지)를 먹었으니까 이번에는 원조의 白丸元味(시로마루모토아지)를 먹어볼까하고 있었는데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신작, 極新味(키와미신아지).

메뉴를 고를 땐 도전정신이 충만한지라 하루에 50그릇 한정인 이 라멘이 남아 있는지 물어 봤습니다. 아직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거리낌없이 이걸로 주세요! 라고 했지요. 그러니 점원이 '정말입니까'라는 눈빛을 하며 15분 정도 걸릴거라고 그래도 괜찮냐고 묻더군요. 보통같으면 여기서 '웃'하고 머뭇거려야 하지만 이미 마음을 정한바, 단호한 목소리로 괜찮다고 했습니다.

쟁반과 그릇 몇개, 그리고 기다리는 사이에 읽어보라며 오늘 날짜가 찍힌 키와미 신아지 라멘 설명서(?)를 가져다 주더군요. 거기에는 이 라면의 탄생 배경과 맛나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 놨습니다. 그렇게 기다린지 10여분, 드디어 기다리던 라면이 등장.


폰카메라로 찍어서 화질이 조금 안 좋습니다. :)
실제로 보면 오옷~이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위풍당당함이 있었습니다. 먹는 방법은 이렇게 설명되어 있더군요.

우선, 아무 것도 넣지 말고 일단 국물을 음미해 보세요.
그말을 따라 스푼으로 국물을 따라 입에 넣었는데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하면서도 농밀한 톤코츠 국물맛이 입맛을 화악 돋구더군요. 이 라면을 잘 선택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즐거워지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좋은 밀가루로 만든 면발도 적절한 탄력과 끈기를 가지고 있어서 씹는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茶碗蒸し(챠왕무시)를 섞어 보세요.
챠왕무시라고 그릇 한가운데 올려져 있었는데 그것을 섞을수록 맛이 조금씩 변하더군요. 감칠맛을 더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섞이는 정도는 국물색이 변하는 걸로 알 수 있었고요.

茶碗蒸し : 일본 요리의 하나. 가다랑어포 등을 우린 국물에 달걀을 풀고, 고기·표고·은행·어묵 등의 고명과 함께 공기에 넣어 뚜껑을 닫고 찐것. (출처 : 네이버 일어사전)

밥을 넣어 보세요.
약간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을 국물에 말아서 먹어보니 이것 또한 별미더군요. 너무 물러 퍼지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딱딱한 것도 아닌 적절한 쌀알 느낌이 좋았습니다. 라면을 다 먹을 때까지 형태와 씹는 맛이 변하지 않는 것도 인상적.

누베를 넣어 보세요.
사진 오른쪽 아래에 있는 주사위 모양으로 생긴게 누베입니다. 스페인 요리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조미료라고 하네요. 촉촉하면서 차가웠습니다. 그릇에 넣으니 서서히 녹아서 국물맛을 조금씩 조금씩 바꾸어 나가더군요. 이것 때문에 마지막 한방울까지 질리지 않고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한그릇에 1300엔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먹고 나서 느낀 흡족함을 생각하면 납득이 되는 가격이었습니다.
주문하고 다 먹고 나올때까지 40여분 가까이 걸렸는데 가게를 나서니, 가게에 들어설 때 느낀 춥고 배고픔(?)이 모두 날라가버리고 든든함과 행복감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일본에 가시고 라면을 먹으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도전해봐도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 계신 분이라면 더할 나위 없고요. :)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가까운 곳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 보세요.
저녁때고 하니 이런 포스팅 괜찮겠죠? :)

by NuRi | 2007/10/04 17:15 | 여기는 일본 | 트랙백 | 덧글(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