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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한 책 두권 그리고 오늘의 착한 일, 나쁜 일

'스몰 토크'와 '이코노믹 씽킹'입니다.
둘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이번주내로 읽을 수 있겠네요.

...라고 끝내면 심심하니 오늘 있었던 일 하나.
오늘은 버스를 타고 강남역에 나갔다 왔습니다. 처음엔 마을버스를 탔는데 타고 나니 계속 어두침침한 나무숲으로 가더군요. 알고 보니 갈려고 했던 강남역과는 반대방향. 결국 종점까지 가서 종점에서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반대쪽 종점인 강남역에서 내렸지요.

그렇게 강남역에 내려서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는데 저녁무렵쯤 어떤 아저씨가 다가오시더니 길을 물으시더군요.
마음 속으로는 '상대를 잘못 고르셨습니다. 전 여기 이 길을 걸은지 30분도 안 되었단 말입니다!'를 외치고 있었지만 입으로 나온 말은 얼빠진 "네?".

아저씨는 뉴욕제과가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가방에서 꺼낸 코코펀 지도를 펼치며 이 근처입니다라고 설명. 아저씨는 지도는 보지도 않고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냐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0.01초만에 지금 어디에 있는지 지도와 현 위치를 생각하곤 길을 건너서 저쪽으로 걸어가세요라고 답했답니다. 그렇게 보낸 다음에 다시 생각해보니 방향이 맞더군요.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가던 길을 갔더랍니다.

그런데 5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어떤 분이 길을 묻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 혹시 내가 얼굴에 '길 물어 보세요'라고 써놨나라고 고민했죠. 이분은 교보타워를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또 다시 0.2초 고민한 끝에 저쪽으로 조금만 걸어가세요라고 대답했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 그렇게 알려주고 나서 뒤로 돌아보니 보이는 '교보 문고'.

교보 문고 = 교보 타워 ≠ 교보타워 사거리

크헉.

그걸 알자마자 다시 뒤로 돌아 아까 길을 물어분 분을 찾았지만 이미 인파 속으로 사라지고 난 뒤.
마음속으로 용서를 빌며 몸을 숨겼다는 뒷이야기가 남아 있지만 그건 비밀로 해두죠.

그렇게 오늘 착한 일 하나, 나쁜 일 하나를 해서 결과적으론 0이지만 보통 도움은 잊어도 원한은 안 잊는다고 하니 오늘 아무래도 두번째 분에게 잘근잘근 씹히고 있을 것 같습니다... 본의가 아니였다고요. 흑흑. 전 교보타워가 교보타워 사거리에 있는 줄 알았단 말입니다. 흑흑... 부디 그분에게 더 좋은 일이 있었기만을 빕니다.


by NuRi | 2007/10/09 22:22 | 잡담 | 트랙백 | 덧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