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3월 28일
호떡 빚는 노인

(전략)
더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구워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호떡을 굽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굽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누르고 저리 누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뒤집어 구우면 다 될 건데,
자꾸만 이곳 저곳을 누르고만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구워달라고 해도 통 못들은 척 대꾸가 없다.
사실 이글루에서 3만히트 이벤트를 할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었다.
(생략)
집에 와서 호떡을 내놨더니, 아내는 이쁘게 구웠다고 야단이다.
통신 판매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싸구려 콩기름으로 구우면
얼마 못 가서 식어버리고 향이 날아가 버리고,
무리하게 구우면 겉은 구워져도 속은 덜 익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하략)
... 사실은 우에노에서 먹거리를 팔 던 곳에 계신 아저씨입니다. 300엔인가 200엔이였습니다. 금가루가 든 호떡인가 봅니다.
# by | 2005/03/28 22:50 | 탈력극장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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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용산에서 CD굽는 할아버지 편이 생각나네요(;;)
저 수필은 언제 읽어도 심금을 울리는 것 on_
이거 어디 무서워서 호떡 사 먹겠나요
딱 좋아도.. 너무 비싸군요;;
JyuRing : 그걸 염두에 두면서 적었답니다.
귤머리 : 정말 먹고 싶을땐 사먹지 않을지. 일본사람들에게는 먹을만한 가격일지도 몰라요.
Noche : 아주 진지하게 굽고 계시더라구요. 우리나라 아주머니들의 호떡 뒤집는 것과 다르게 느릿느릿 혼신을 기울여서 굽던 느낌이였습니다.
Shyuna : 확실히 4배 이상의 가격이니깐요..
차라리 덥밥먹고 말래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