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며 살기

좁기만 한 제 가슴 속에 망상만 채워 살고 있는 한 여름 낮입니다.

보통 흡족하지 못한 걸 경험했을 때 뭐뭐 버렸다고 하죠.

들끓는 젊음을 참지 못하고 용산 다리 밑에서 샀던 봉투에 기대했던 '노는 아이' 대신 성문 영어가 들어 있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끝 페이지까지 봤을 땐 눈 버렸다고 하고,
라디오에서 나왔던 구절이 좋아서 앨범을 샀더니 딴 노래는 별로였을 때 귀 버렸다고 하고,
너무 맛난 걸 먹어서 이제 다른 걸 먹을 때 별 감흥이 없으면 입맛만 버렸다고 합니다.

토요일에 악*츄어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잠시 다녀 왔는데 거기서 처음에 회사에 대해 소개하는 분의 설명과 질문 답변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PT 자료는 내용이나 표현면에서 조금 아쉬웠지만 설명은 참 유창하게 하시더군요.
질문과 답변 시간에 질문을 받으면 우선 그 질문을 재요약해서 해당 내용이 맞는지 확인을 하고 답변을 하는 모습에서 그간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순식간에 발현되는 걸 살짝 엿본 듯 했습니다. 재요약과 답변 내용 정리가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일어나는게 느껴졌달까요.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밖에 이야기를 듣지 못해 귀만 버린 느낌입니다. ^^;

그런 사람의 모습을 다시금 보니 지금의 자신이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사는 것 같아 정신의 끈을 바짝 조아야겠다고 느낀,
또 하루 멀어져 가는 이 19세의 여름 이야기.

by NuRi | 2007/08/05 13:19 | 잡담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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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harlie at 2007/08/05 20:24
....뭔가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야!)
Commented by NuRi at 2007/08/05 21:42
Charlie : 다시 잘 소리내어 읽어보시면 태클 걸 곳이 없음을 아실 수 있으실겁니다. :)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8/05 21:52
아 !!
Commented by Tuna at 2007/08/06 09:20
그 악*츄아사의 사람이 사용한 화법의 문제점은, 상대방의 질문이나 의견을 요약할 때, 자주 상대방이 얘기하려던 것보다 더 멋지게 요약을 해 버린다는 점이죠. 그럼 상대는 실은 자신의 얘기는 그게 아니었지만, 그 요약이 더 멋지게 들리므로 그에 대해 수긍을 해버리는 경우가 생기죠. 결국, 상대방은 자신이 진정 원하던 정보는 얻지 못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그러한 요약이 반드시 상대방의 의도를 100퍼센트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럼 상대는 일단 긍정은 하지만 어딘가 소화불량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는, 그러한 요약이 없다면 상대방이 과연 이해를 했는지도 모르지만 이해를 했다고 생각하므로 적어도 그 순간엔 불만은 없지요.)

이상은 이전에 바로 그 회사 출신의 사람과 함께 일을 하던 어떤 이가 내게 토로한, 그와 같은 대화방식에 대한 불만이었습니다.
Commented by Tuna at 2007/08/06 09:32
아래 링크의 댓글에서도 위와 같은 화법이 보입니다. 이 댓글을 쓰고 있는 사람-블로그 운영자-은 맥킨지 출신이죠.

http://innomove.com/forum/forums/2006-08
Commented by NuRi at 2007/08/07 12:38
Tuna : 확실히 좋은 질문에는 그런 요약이 효과가 있었는데 질문이 조금 정돈되지 않은 경우에는 약간 방향성이 다르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설명과 예시 감사합니다. 컨설턴팅에 관련된 분들의 버릇일려나요? ^^;
Commented by 루스 at 2007/08/07 14:18
그래도 A사 화법의 장점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 자체를 잘못 이해하고(특히 질문자가 중언부언했을 경우) 관계없는 딴 대답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 같거든요.
Commented by NuRi at 2007/08/07 21:35
루스 : 어느쪽을 취할 건지는 중요한 문제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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